금요일, 08 2월 2013 08:58

'열정의 비전 메이커' 박수웅 장로

작성자

"인생은 비전 경영입니다."

한동안 모 방송사의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미혼의 인기 연예인들이 가상의 부부가 되어 알콩달콩 신혼생활을 꾸려가는 에피소드가 프로그램의 주 내용이었다.

하지만 사실 ‘우리 결혼했어요’, 일명 ‘우결’은 그 이전부터 기독교계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바로 박수웅 장로(JAMA ‘세계예수대각성운동선교회’ 대표)의 책 ‘우리, 결혼했어요!’(두란노) 때문이다. ‘우리… 사랑할까요?’에서 결혼을 거쳐 ‘우리, 엄마 아빠됐어요!’에 이르는 박 장로의 ‘우리’ 시리즈는 지난 10여 년 동안 50여만 부가 판매되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 ‘우리’ 시리즈 때문에 박수웅 장로는 수많은 교회와 기관들에서 결혼과 가정생활 관련 강연을 하는 가정사역자로 유명하지만, 사실 박 장로는 우리의 인생을 설계하고 꾸려나가는 ‘비전 메이커’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법하다. 그 자신이 꼼꼼하게 설계된 ‘비전 인생’을 살았고, 지금은 세상의 젊은이들을 향해 ‘하나님이 경영하는 비전 인생’을 뜨겁게 설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하나님이 보여주신 꿈을 좇아 평생을 열정적으로 달려온 박 장로는 최근 미국과 한국 등 전 세계를 돌며 ‘비전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시간을 분 단위로 나눠 살고 있는 그를 지난 11월 2일 서울 가락동에서 만났다. 나이를 잊은 ‘열정의 비전 메이커’가 말하는 ‘나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늘 주눅 들어 있던 소년

청소년 시절, 박 장로는 ‘늘 주눅 들어 있는 아이’였다. 착한 모범생이었지만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우울하고 주눅 든 삶을 살았다. 서울의 상위권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전남대 의대를 지원한 이유는 단 하나, ‘재수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겉으로는 평범하고 얌전한 모습이었지만 그의 내면은 억눌린 반항심과 절망감이 뒤섞인 감정의 반죽들이 용암처럼 들끓는 불행한 소년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온다. 전남대 의예과 2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주일예배를 거르지 않고, CCC(한국대학생선교회) 활동도 하고, 출석 교회 대학부에서 임원까지 맡고 있었지만, 사실 박 장로는 그때까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적이 없었다. 믿는다고는 했지만 그 내면에 ‘확신’이 없었다.

그러던 그가 그 겨울, 새벽예배 시간에 비로소 ‘확신’을 얻게 되었다. 목사님이 설교 중에 “여러분, 확신을 가지십시오. 하나님은 살아 계십니다.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라고 말하는데, 갑자기 그 ‘확신’이라는 단어가 그의 가슴에 벼락처럼 내려 꽂혔다. 박 장로의 표현을 빌면 그 단어는 “내 안에 들어와 세포를 하나하나 변화시켰다. 그때 나는 콧물, 눈물 다 흘리며 하나님 앞에 뒹굴었다. … 나는 하나님 앞에 그 죄들, 열등감, 죄책감, 무력감을 모두 토해 놓았다. 2시간여를 마룻바닥에서 뒹굴고 통곡하며 주님 앞에 죄를 고백하고 찬양했다.”

진정한 의사

이 경험은 박 장로의 삶을 말 그대로 뒤집어 놓았다. 어릴 때부터 늘 주눅이 들어 있던 청년은 담대한 ‘확신자’가 되었다. 하나님이 자신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신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청년은 자신의 삶을 새롭게 구성하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가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이었다.

사실 박 장로가 의대를 선택한 이유는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 아버지의 선택을 거역할 수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른 결정일 뿐이었다. 하지만 ‘확신의 체험’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에 눈뜬 그에게는 그것조차도 계획하심의 일부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길을 열어주셨다. 바로 ‘외국인 의사제’(ECFMG, Examination Committee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였다. 당시 국내 의료진의 월남전 참전 때문에 의사 부족 현상을 겪고 있던 미국은 특별 시험 제도를 만들어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미국 의사자격증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부족한 국내 의료진을 채우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박 장로는 의대 본과 4학년 때 이 시험을 쳤고, 한국에서 의사 자격증을 따기도 전에 먼저 미국 의사가 되었다. 사람으로서는 전혀 생각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는 ‘예비하심’이었다. 이렇게 유학을 꿈속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박 장로는 ‘놀라운 예비하심’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의료 시스템 속에서 의사의 길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성경을 가르치는 사람

박 장로는 이렇게 해서 ‘미국 의사’가 되었다. 그의 전공은 마취과인데, 당시로서는 무척 생소한 마취과를 선택한 그의 선택 이유가 재미있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성경 공부를 가르치고 싶었다. 나에게는 젊은이를 가르치는 사명을 주셨다고 믿었다. 그런 의도로 과목을 체크해 나가다 보니 그 당시 인기가 없던 마취과를 선택하게 되었다. 마취과는 무엇보다 응급환자가 없고 업무가 고되지 않아 퇴근 이후의 시간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 덜 인정받고 경제적으로 덜 윤택해도 상관없었다.”

그는 결국 젊은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다. 그가 말하는 ‘인생경영’과 ‘비전인생’의 핵심은 결국 ‘성경’이니 그 이후로 오랜 세월 그가 전 세계를 돌며 수많은 강의를 하고는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그가 젊은 시절 원했던 ‘진정한 의사’ 즉 ‘예수님의 모범’(박 장로는 진정한 의사는 영·육·혼을 모두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런 기준에 따르자면 진정한 의사는 예수님 한 분밖에 없다)을 따라 성경을 가르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눈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

박 장로는 젊은이들에게 “열심히 살지 말고 계획하고 경영하며 살라”고 강조한다.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향(목표)을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박 장로는 스티븐 코비 박사의 책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에 실린 큰 항아리의 예화를 들었다.

큰 항아리의 예화는 이런 이야기다. 여기 커다란 항아리가 하나 있다. 그 항아리 앞에는 큰 돌과 자갈, 모래가 있다. 미션은 이 세 가지 재료로 항아리를 채우되 항아리 안에 빈 공간이 남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당신이라면 무엇부터 항아리 속에 집어넣겠는가?

정답은 큰 돌, 자갈, 모래 순이다. 큰 돌을 먼저 넣어야 그 빈 공간을 자갈과 모래로 빈틈없이 채워 넣을 수 있다. 이 예화에서 큰 돌은 바로 인생의 목적, 혹은 목표 내지는 방향을 의미한다. 방향이 제대로 설정되어야만 그 외에 부차적인 요소로 항아리를 충실하게 채워 넣을 수 있다. 박 장로는 이 큰 돌이 바로 ‘하나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의 목표, 즉 내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이 하나님을 향하지 않고는 ‘성공적인 인생’, ‘의미 있는 삶’, 다시 말해 ‘비전 인생’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가정도 공부해야 한다

오랫동안 가정사역자로도 활동해왔던 박 장로는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나친 경쟁에 내몰려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정작 중요한 공부는 전혀 하지 못한 채 어른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이혼율이 높고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며 가정이 와해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전혀 부모 될 자격이 없는 미성숙한 어른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니 그 가정이 온전히 굴러가지 못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박 장로는 단순히 육체가 성장했기 때문에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영적으로, 지적으로 ‘어른’이 되는 것이다.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부분보다도 더 많은 공부를 필요로 한다. 자신을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타인도 이해해야만 원만한 가정생활을 꾸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머리 싸매고 공부하지만 어느 누구도 남편이 되기 위해, 아내가 되기 위해, 아빠가 되기 위해, 엄마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가정은 ‘비전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가장 기초가 되고 토대가 되는 하부구조이다. 이 하부구조가 부실하면 ‘의미 있는 인생’을 옹골차게 꾸려가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정말 잘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제대로 된 남편이 되고, 제대로 된 아내, 올바른 아빠가 되고, 현명한 아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 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 박 장로의 진심어린 충고였다.

박수웅 장로가 말하는 인생 십계명

01.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는 삶을 살라.

온전히 하나님을 좇는 삶을 살라(마 6:33). 예배 시에 하나님께 첫 자리를 드리라. 성경 읽기, 성경 암송을 하고,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항상 생각하고 결심하라.

02. 지력을 키우라(호 6:3~6).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며(잠 1:7),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다(빌 3:8). 매일 큐티하고 하나님을 힘써 알라(호 6:1~6). 또한 학과 공부에 충실하되 공부해서 남을 유익하게 하라. 신앙 서적, 위인전, 역사 서적, 지도력 증강 서적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

03. 정서력과 덕을 세우라(잠 4:23, 빌 2:3~5).

건강한 자아상(빌 3:9 예수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라)을 갖도록 힘쓰라. 내가 건강해야 다른 사람도 건강하게 할 수 있다. 먼저 바른 인격을 가지고 남에게 덕을 끼치라. 정직, 순결, 겸손, 화평케 하는 자가 되고 걱정, 근심, 염려, 불안을 하나님께 맡겨 드리라(요 14:1, 빌 4:6~7, 벧전 5:7). 쓴뿌리나 상처를 예수 안에서 치유하여 마음이 건강하고 유머 있는 인생을 살라(히 12:15).

04. 정신력을 강화하라(수 14:10~12).

역경, 대적의 파도 앞에서 두려워하거나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대적하고 극복하며 승리하는 자세를 가지라. 개척자, 선구자적 자세로 담대하라. 오대양 육대주를 바라보고 정복하며 세계를 가슴에 품는 세계적 그리스도인이 돼라.

05. 체력을 강화하라.

체력은 국력이다. 건강한 몸을 위해 절제 생활을 하라. 술, 담배, 마약을 금하라. 노름과 섹스를 탐닉하지 말라. 절제된 식생활,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강화하라.

06.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라(엡 5:15~16).

하루 시간표를 작성하고 실천하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바쁜 일보다는 중요한 일에 더 시간을 사용하라(1년, 5년, 10년, 25년, 50년 계획을 세우고 미래 이력서를 작성하라).

07. 금전 관리를 잘하라(딤전 6:10).

수입과 지출 계획표를 작성하라. 자기를 위해서 절약, 절제하고 남을 위해선 풍성하고 여유 있게 베풀라. 돈을 속이지 말고 정직하라. 명품을 찾지 말라. 나 자신이 명품이다.

08. 정력 관리를 철저히 하라(요일 2:15~17).

육신의 정욕을 이기라-돈, 성을 관리하라. 안목의 정욕을 이기라-눈으로 범죄하지 말고(아이쇼핑, 욥 31:1) 하나님을 주목하라. 인생의 자랑을 삼가라-허영된 공명심, 명예심, 교만을 버리라. 겸손과 검소함을 생활화하라.

09. 인관관계를 잘하여 적을 만들지 말고 많은 신실한 사람들과 사귀라(롬 12:14~21).

사회적으로도 유익을 주는 사람이 돼라. 네트워킹을 잘하고 인격적이며 신앙 있는 친구를 사귀며 그들에게 유익을 주어라. 손해 보고, 져 주고, 양보하는 것을 두려워 말고 베푸는 자가 돼라(눅 6:31~38). 가난한 자, 도움이 필요한 자를 잘 돌봐 주고 섬기는 자세를 가지라. 남을 비방하거나 무시하는 말 대신 그의 장점을 잘 살펴서 칭찬하고 격려라는 말을 하라.

10. 원대한 비전을 갖고 미래 지향적이며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라(마 28:18~20, 행 1:8, 막 16:15).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갖고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온 천하. 모든 족속,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준비하는 세계적인 그리스도인이 돼라. 세계를 가슴이 품으라(롬 14:8, 고전 10:31).

2012.11.18 아름다운 동행

김지홍 기자

조회 5260